더위를 피하기 위해 산과 바다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으로 휴가를 떠나는 여행 시즌이다. 우리나라는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지역별로 독특한 먹거리가 발달돼 어느 곳을 가도 그 고장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다.경상북도는 특유의 무뚝뚝함을 반영하듯 사치스럽지 않고 소담한 맛이 특징이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사이에 비교적 넓은 산간평야를 형성하며 낙동강 주변에는 기름진 평야가 펼쳐진 덕분에 산채와 곡식이 다양하고 넉넉하다. 바다를 접해 해산물도 풍부하다. 매우 소박하고 보수성이 강한 지역이라 전통음식이 토착화돼 향토음식의 특징이 강하며 음식 맛은 대체로 맵고 짜다.
경주는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맛볼 수 있는 `한정식`이 대표 음식이다. 그 중 요석궁(경상북도 경주시 교동, 054-772-3347)은 300년 간 부자의 명성을 이어온 최부잣집의 전통가옥에서 정성들인 한정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외국의 국빈급 손님들도 종종 찾는다. 신라시대 요석공주가 살던 요석궁터에 지어진 한옥인 만큼 고풍스러운 모습과 정원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가격대별로 반월정식, 계림정식, 요석정식 등이 마련돼 있다. 반월정식에는 어피만두, 갈비찜, 구운 가리비, 삼겹살구이, 신선로 등이 나오며 상황버섯과 여러 한약재를 넣어 담아내는 요석궁 약선주도 인기다.
육부촌(경상북도 경주시 동천동, 054-776-6676)은 전복돌솥밥과 찰보리정식으로 유명하다. 표고버섯과 은행을 넣은 전복돌솥밥에 3년 이상 숙성시킨 강된장을 비벼먹는 맛이 일품이다.
상주는 `한우구이`로 유명하다. 한우구이는 어디서 먹어도 맛있지만, 상주 한우는 또 다른 대표음식인 곶감을 먹고 자랐기 때문에 항생제를 먹이지 않아도 건강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명실상감한우(경상북도 상주시 헌신동, 054-531-9911)는 곶감을 먹고 자란 상주 한우구이 전문점이다. 점심에 200그릇만 한정으로 판매하는 갈비탕으로도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안동은 쌀밥에 각종 나물과 전, 탕국, 산적 등의 고기가 반찬으로 나오고 각종 나물을 양념간장에 비벼먹는 `헛제사밥`이 유명하다. 헛제사밥은 제사를 지내지 않고 제사밥을 차려 먹는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반가에서 또는 유생들이 먹던 헛제사밥이 상품화된 것은 대략 1970년대로 알려져 있다. 제사음식에는 마늘, 고춧가루 같은 양념이 쓰이지 않으므로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까치구멍집(경상북도 안동시 상아동, 054-855-1056)은 헛제사밥으로 유명하며, 안동간고등어도 인기 메뉴다. 옥류정(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054-854-8844)은 안동찜닭, 헛제사밥, 자반고등어가 인기인 향토음식 전문점으로 하회마을 앞에 위치해 안동의 명물 음식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