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기운이 반가운 것도 잠시, 나른한 춘곤증과의 사투가 시작된다. 향긋한 봄나물도 좋지만 정신이 번쩍 들면서 군침이 절로 당기는 매운맛으로 식욕을 되찾아보자.
◆ 창신동 매운족발 - 다섯 가지 고추를 버무려 강력한 맛
동대문역 3번 출구 옆 좁은 골목 안에 위치한 '창신동 매운족발'은 눈보다 코가 먼저 위치를 가늠하게 한다. 3미터 전부터 불 위에서 구워지고 있는 매운 족발의 알싸한 향이 느껴지기 때문. 코가 쫓는 방향으로 향하다 보면 가게 앞에 한가득 쌓여 있는 족발이 보인다. 영양족발로 문을 연 지 20년 된 이곳은, 7년 전 우연히 개발한 매운 소스 덕분에 유명해졌다. 영양 청양고춧가루에 외국의 매운 고추 4종류를 더해 숙성시킨 양념을 즉석에서 버무려 구워주는 매운순살족발은 단맛으로 시작해 혀끝이 얼얼한 매운맛으로 끝나지만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고소해 자꾸만 먹게 된다. 매운맛을 끝까지 즐기기 위해서는 비닐장갑을 요청해 손으로 뼈와 살을 발라낸 후 입술에 묻지 않게 먹어야 입에 불이 나는 걸 피할 수 있다. 곁들여지는 시원한 콩나물국을 먹거나 직접 조물조물 만들어 먹는 주먹밥을 주문해 함께 먹는 것도 매운맛을 순화하며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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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매운미니족발 1만5천원, 매운순살족발 2만2천원(앞다리)·1만9천원(뒷다리)
영업시간 오전 11시~자정
주소 서울 종로구 창신동 142-29번지(동대문역 3번 출구 창신시장 골목)
문의 02-3675-9689
◆ 온누리에 생돈까스 - 소스 한 방울에 까무러친다
소스 한 방울만으로도 눈물을 쏙 빼는 매운맛 돈가스로 유명한 '온누리에 생돈까스'. 이곳의 히트 메뉴는 이름도 기가 막힌 '. 주 메뉴는 국내산 1등급 돼지고기 등심으로 만드는 바삭한 수제 돈가스지만 도전 심리를 자극하는 매운 돈가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7년 전 시작한 매콤한 돈가스에 다양한 향신료와 한약재 등 총 17가지 재료를 배합해 만든 이 메뉴는 입에 넣은 순간 단맛이 살짝 비치다 폭풍 같은 매운맛이 몰려온다. 맵다 못해 목 끝에 쓴맛이 느껴지고 마지막엔 혀에 매운 기운보다 더한 통증이 남는다. 이 돈가스를 5분 만에 먹는 데 성공하면 6개월 무료, 7분은 1개월, 9분은 5회, 10분은 2회 무료이며 20분 안에 성공하면 당일 식사만 무료로 제공된다. 5분 이내에 성공한 사람은 지난해 11월 4분 48초 만에 먹은 단 한 사람뿐으로, 상상을 초월한 매운맛을 보고 싶은 이에게만 추천한다. 매운맛이 궁금한 사람은 일반 돈가스를 주문하면 주는 한 조각 서비스로 미리 테스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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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돈가스 4천원, 매운돈가스 5천원(매콤)·6천원(눈물쏙)·1만5천원(디 진다), 대왕돈가스 1만5천원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
주소 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355-23번지
문의 02-823-8589
◆ 고추찜닭 - 시간이 지날수록 맛있게 맵다
오픈한 지 10년 된 곳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실내의 고추찜닭 전문점. 고추찜닭은 취향에 따라 채소와 닭고기를 담백한 간장소스로 양념한 순한 맛, 적당히 매콤해 개운한 보통 맛, 알싸한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만든 매운맛 세 가지가 있다. 반찬은 직접 담근 동치미와 깍두기뿐이지만 주 메뉴가 워낙 푸짐해서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찜닭은 8가지 재료를 넣어 6시간 동안 끓인 뒤 일주일간 숙성한 간장소스에 닭, 감자, 당근, 양파, 당면과 국산 마른 청양고추를 넣고 고온에서 순식간에 졸이듯 끓여내 속까지 간이 쏙 배어 있다. 특유의 조리법 덕분에 꼬들꼬들한 닭고기 살, 포근포근한 감자, 쫄깃한 당면 등 재료 각각의 식감을 즐길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매운맛이 우러나는 마른 청양고추를 넣어 먹을수록 점점 맛있게 맵다. 끝까지 맛있게 먹는 방법은 당면이 붇기 전에 먼저 먹은 뒤 닭고기와 감자를 먹는 것. 남아 있는 소스의 양에 따라 당면을 추가할 수 있으며, 포장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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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고추 하나(2인분) 2만4천원, 고추 둘(3~4인분) 3만4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자정
주소 서울 동작구 사당2동 139-88번지 1F
문의 02-592-1125
◆ 시추안 하우스 - 정통 사천요리 '매운닭'
삼성동에 위치한 '시추안 하우스'는 입 안을 얼얼하게 마비시키는 매운맛으로 유명한 중국 사천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2009년 8월 오픈했던 '레드페퍼 리퍼블릭'이 지난해 9월 '시추안 하우스'로 이름을 바꾼 곳으로 정통에 가까운 사천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중 바삭하게 튀긴 닭고기를 사천 고추, 태국 고추, 랜턴 고추, 베트남 고추, 산초 등과 함께 센 불에 볶은 사천식 닭고기요리인 시추안 라즈지는 곁들여진 고수와 함께 짭조름한 닭고기를 먹다 보면 혀가 얼얼하게 마비되는 듯한 매운맛을 안겨준다. 닭고기와 함께 담긴 고추는 매운 강도가 상상을 초월해 섣불리 먹으면 큰일 나니 주의할 것. 매운맛을 빨리 없애고 싶다면 달고 부드러워 매운 혀를 달래주는 코코넛, 파인애플 음료인 카라콜라다를 곁들이면 좋다. 이 외에 비프나 피시 마라탕, 칠리 킹프라운, 칠리 소프트쉘크랩도 화끈한 매운맛을 전해주며 디저트인 칠리아이스크림도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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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시추안 라즈지 2만6천원, 비프 마라탕 3만2천5백원, 마파두부 1만6천원, 시추안 탄탄면 7천8백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1시
주소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4-11번지 M타워 1F
문의 02-508-1320
◆ 온돌집 - 서울 입성한 대구식 '매운갈비찜'
대구 사람들이 즐겨 먹는 매운갈비를 서울로 진출시켜 유행시킨 '온돌집'. 1996년 오픈해 지난해 1월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면서 매장은 물론 주차 공간까지 넓어졌다. 어머니가 만든 비법 양념을 아들이 물려받아 직접 만드는데 세 가지 매운 맛의 청양고춧가루를 과일양념과 배합해 3~6개월간 숙성시킨 양념장이 맛의 비밀이다. 덜 매운맛부터 매운맛, 아주 매운맛, 무진장 매운맛으로 단계별로 존재하는 매운맛 외에 원하면 7단계까지 더 맵게 주문이 가능하다. 코끝부터 매운 갈비찜을 한 입 먹으면 부드러운 육질의 감칠맛과 함께 매운맛이 서서히 입 안에 퍼지는데, 속까지 매운 감자 맛도 일품이다. 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 부추, 김을 밥 위에 얹고 갈비양념을 살짝 부어 비벼 먹는 것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주문 시 당면을 추가할 수 있으며, 포장도 가능하다. 오는 6월부터는 냄비에 남은 양념과 밥을 볶아먹는 메뉴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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