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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낙지·춘천 닭갈비… 맛골목 찾아 맛있는 설

글쓴이: 아픈마음  |  날짜: 2013-02-07 조회: 8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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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과 더불어 위장이 따뜻해지는 게 명절이다. 만날 똑 같은 점심 메뉴와 인스턴트 음식에 질렸다면, 고향에서만큼은 색다른 음식을 즐겨 보자. 한국관광공사가 '내 고향 맛자랑'을 주제로 올 설날 가볼 만한 곳으로 전국의 맛골목을 꼽았다.

한옥의 따사로움이 깃든 밥상, 전주 한정식

비빔밥, 콩나물국밥, 피순대, 막걸리, 백반, 가맥… 전주에서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시간만도 짧지 않다. 전주의 전통 음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장터 음식과 가정식 음식이다. 유명한 콩나물국밥과 비빔밥이 장터에서 한끼를 해결하기 위한 음식이라면 백반과 한정식은 여염집 여인들이 만든 가정식 식단에 바탕을 둔 음식이다.


무안 낙지·춘천 닭갈비… 맛골목 찾아 맛있는 설

↑ 청주 삼겹살


무안 낙지·춘천 닭갈비… 맛골목 찾아 맛있는 설

↑ 인절미처럼 차진 갯것, 무안 도리포와 낙지골목


무안 낙지·춘천 닭갈비… 맛골목 찾아 맛있는 설

↑ 의정부 부대찌개


무안 낙지·춘천 닭갈비… 맛골목 찾아 맛있는 설

↑ 소갈비와 삽다리 곱창


무안 낙지·춘천 닭갈비… 맛골목 찾아 맛있는 설

↑ 진해 대구


무안 낙지·춘천 닭갈비… 맛골목 찾아 맛있는 설

↑ 전주 한정식

시내 곳곳에 오랜 내력을 자랑하는 한정식집이 있다. 전주 한정식엔 '전주 10미(味)'로 불리는 메뉴가 있다. 황포묵, 모래무지, 애호박, 게 등이다. 여기에 각종 젓갈과 깊은 맛이 일품이 김치가 곁들여진다. 나오는 순서대로 찬 음식은 차게, 더운 음식은 뜨거울 때 먹는 게 요령.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다면 백반집을 찾아도 된다. 전주의 백반집 상차림은 다른 도시의 웬만한 한정식 못지않다. tour.jeonju.go.kr 전주한옥마을 관광안내소 (063)282-1330

한 마리에 담긴 열두 가지 맛, 진해 대구

경남 진해시 용원항에선 겨울 대구의 차지고 시원한 맛을 날것으로 즐길 수 있다. 새벽 경매시장에서 낙찰 받은 신선한 대구를 회로 먹는다. 대구회는 겨울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배춧잎이나 미역에 싸 먹는데, 잘게 썬 무와 미나리를 곁들인다. 살이 연해서 쫀득하게 씹히는 맛은 떨어지는 대신, 달고 개운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소금과 파, 무, 미나리만 넣고 끓이는 대구탕은 시원한 맛이 일품. 이리(수컷의 정액덩어리)가 국물맛을 결정짓는다. 대구찜은 특별히 부탁해야 맛볼 수 있는 요리다.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하고 과메기처럼 말린 대구를 쪄서 묵은 김치와 함께 상에 올린다. 떡국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 속천항에선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조선간장과 대파만으로 맛을 낸 대구떡국을 만날 수 있다. 대가리로 만든 뽈찜과 창자로 만든 젓갈도 맛볼 수 있다. culture.changwon.go.kr 창원시청 관광진흥과 (055)225-3691

숯불에 구운 전통 소갈비와 삽다리 곱창

요즘은 생등심이나 생갈비 등 생고기 구이가 각광받지만, 전통 식문화에서 구이의 중심은 너비아니 같은 양념 구이였다. 충남 예산에는 양념에 잰 암소 갈비를 숯불에 구워 한입 크기로 잘라 내오는 전통 소갈비 구이가 있다. 맛있는 갈비의 첫째 조건은 좋은 재료. 기름을 제거한 갈비대를 토막낸 뒤 뼈에 있는 살을 너붓하게 펴서 칼집을 내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린다. 이렇게 준비한 재료를 재빨리 숯불에 구워내는 데도 수십년 묵은 노하우가 필요하다.

소갈비와 함께 예산의 별미로 꼽히는 것이 삽다리 곱창. 손질한 돼지 곱창을 데친 다음 양념 없이 불판에 굽는다. 신선한 재료를 써서 노린내가 나지 않는다. 노릇노릇 바싹하게 구워 먹어도 맛있지만 파, 마늘, 고추, 냉이를 듬뿍 넣고 우동 사리까지 얹어 끓인 전골도 인기다.www.yesan.go.kr/culture예산군청 녹색관광과 (041)339-7312

반세기 젊은이들의 사랑이 담긴 춘천 닭갈비

춘천 닭갈비의 유래는 돼지갈비 대신 닭고기를 사용한 닭불고기가 시초라는 설도 있고, 국물이 더해진 닭볶음탕이라는 설도 있다. 미식가들에 따르면 닭갈비라는 용어는 홍천에서 먼저 등장했다는데, 홍천 닭갈비는 국물이 들어간 닭볶음탕 스타일이다. 이것을 지금 먹는 대중적 스타일로 발전시킨 곳이 춘천이다.

1960년대 초 춘천 중앙로 뒷골목에 닭불고기집이 처음 문을 열었다. 드럼통 안에 연탄을 피우고 석쇠를 얹어 양념한 닭고기를 구웠는데, 값도 싸고 양이 푸짐해 휴가 나온 군인들, 춘천으로 놀러 온 대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요즘은 동남아나 중국 관광객도 몰려들어 익숙지 않은 매운맛에 도전하고 있다. 메밀로 만든 막국수는 빼놓을 수 없는 후식. tour.chuncheon.go.kr 춘천시 관광안내소 (033)250-4312

삶의 애환이 깃든 찌개 한 그릇, 의정부 부대찌개

부대찌개는 미군부대에서 나온 햄과 소시지를 '부대고기'라고 부른 데서 비롯된 음식. 의정부경전철 의정부중앙역에 내리면 바로 부대찌개 거리다. 100m 남짓한 거리에 20~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대찌개 식당 10여곳이 모여 있다. 시어머니가 하던 식당을 물려받은 집, 자식들 공부시키려고 시작해 이제는 손주들 대학등록금 버는 재미로 자리를 지키는 집 등 사연들이 다양하다.

비슷한 재료에 비슷한 조리법을 쓰지만, 고추장 양념을 어떻게 만드는지, 육수를 내는 재료가 무엇인지에 따라 맛이 서로 다르다. 쓰는 김치맛에 따라 국물이 걸쭉하면서 진한 집도 있고, 칼칼하면서 담백한 집도 있다. 부대찌개를 먹은 뒤엔 의정부제일시장에 가보자. 과거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자가 거래되던 시장인데, 지금도 수입품 상점에서 부대고기를 살 수 있다. culture.ui4u.net 의정부제일시장 번영회 (031)846-2617

인절미처럼 차진 갯것, 무안 도리포와 낙지골목

서해안 해넘이 명소 도리포가 제철 맞은 숭어회로 미식가의 입맛을 유혹한다. "겨울 숭어 앉았다 나간 자리는 뻘만 훔쳐 먹어도 달디달다"고 할 정도로 한겨울 숭어회는 맛이 좋다. 겨울을 나기 위해 영양분으로 통통하게 살을 찌운 숭어는 회를 으뜸으로 친다. 하얀 속살에 붉은색을 띤 회는 고소하면서 씹을수록 단맛이 일품. 쫄깃한 인절미를 씹는 듯한 식감은 숭어가 이런 맛이구나 할 정도로 감탄을 자아낸다. 숭어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식감이 가장 좋다.

숭어와 함께 무안을 대표하는 세발낙지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부드러운 뻘에서 자란 무안 낙지는 발이 가늘고 긴 게 특징. 무안터미널 뒤 낙지골목에서 연포탕부터 당고(낙지를 잘게 다진 것)까지 다양한 낙지 요리를 맛볼 수 있다. 40여곳 좌판 어디서나 쫄깃한 감칠맛을 즐길 수 있다. tour.muan.go.kr 무안관광안내소 (061)454-5224

돼지가 간장 소스에 빠진 날, 청주 삼겹살

청주에는 '시오야키(塩焼)'에 대한 추억이 있다. 시오야키는 소금구이를 가리키는 일본어로,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에 소금을 뿌려 굽는 것을 이렇게 불렀다. 1960, 70년대만 해도 청주에선 삼겹살에 소금을 뿌려 굽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소금구이에 간장소스가 더해진 건 노린내 때문. 당시엔 거세하지 않은 수퇘지도 식용으로 사용해 고기에서 노린내가 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청주시 상당구 남사로에 삼겹살거리가 생긴 지는 채 1년이 되지 않는다. 쇠락한 서문시장에 지난해 3월 전통 방식의 간장 삼겹살을 파는 집들이 생겼고, 시민들은 잊고 있던 옛맛을 찾아오고 있다. 분위기는 옛날과 다르지만 물과 간장을 섞는 '황금비율'만큼은 옛날 그대로라고. 상인들은 매달 3일을 '삼겹살 데이'로 정해 40% 저렴한 값에 판다. tour.cjcity.net 청주시 문화관광과 (043)200-2233

유상호기자 shy@hk.co.kr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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