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브샤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고기이다.
고령은 소고기로도 유명하지만 '가야그린포크'라는 돼지고기브랜드의 주산지이기도 하다.
부드럽고 고소한 육질의 돼지목살 생고기를 섭씨 0도로 굳혀 종이 장처럼 얇게 썬다.
썰어둔 고기는 24시간 정도 냉장 숙성을 거쳐 상에 올리는데,
상차림에 앞서 인삼엑기스를 뿌려주는 것도 맛내는 포인트 중 하나이다.
인삼의 사포닌 성분은 돼지고기 특유의 잡 내를 없애주는 동시에 육질도 부드럽게 해준다.
고기와 어우러지는 야채는 표고, 팽이, 새송이, 느타리버섯 등 고령산 버섯이 망라된다.
여기에 배추, 상추, 깻잎, 풋고추, 단호박, 냉이 등 김씨가 직접 재배한 야채들도 함께 곁들인다.
우륵된장샤브샤브의 깊은 맛을 내는 것은 된장이다.
이 집에서는 고령산 콩으로 직접 담근 된장을 쓴다.
특히 숙성과정에서 햇볕을 제대로 받아 변색 등을 막게 하는 등의 비법을 동원해 된장의 깊은 맛을 살리고 있다.
마무리로 밥을 비빌 때 사용하는 고추장 역시 직접 담근 것이다.
한우고기를 잘게 다져 볶은 고추장을 쓴다.
쌀은 기름기가 잘잘 흐른다는 고령 옥미.
실제 샤브샤브에는 밑반찬이 그다지 필요치 않다.
이 집 밥반찬은 정갈하다.
묵은 김치, 나물, 매실장아찌, 냉이나물, 완자전 등 그때그때 나는 제철 식 재료로 만든 것들이다.
돼지고기 된장 샤브샤브를 맛나게 먹는 방법이 있단다.
먼저 된장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잘 익지 않는 단호박 부터 넣는다.
이후 돼지고기를 넣고 익힌다.
'돼지고기는 잘 익혀야 한다'는 선입견으로 너무 익히면 육질이 뻑뻑해질 수 있다.
40초가 적당하다.
여기에 살짝 익힌 깻잎, 배추, 야채 등을 소스와 곁들여 함께 싸서 먹는다.
소스는 배-사과-귤-양파 즙에 깨와 진간장을 섞어 새콤 달콤 고소하다.
묵은 김치 한 조각을 곁들이면 환상의 조합이다.
고기와 야채를 데칠수록 된장육수는 더 진하고 고소해진다.
가끔 한 숟갈씩 국물을 곁들이자면 고소하고 시원한 맛에 감탄이 절로 터진다.
고기와 야채를 다 먹어 아쉬울 때 쯤 국물은 그야말로 진국으로 변한다.
양푼에 김이 폴폴 나는 하얀 쌀밥을 담고 깻잎, 무생채, 당근, 푸른 채소, 참기름, 깨소금 등을 넣고
국물 몇 숟갈을 퍼 담아 쓱쓱 비벼 먹으면 부드러우면서도
입에 쩍쩍 달라붙는 게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봄날의 성찬이 된다.
김순선씨가 '우륵된장샤브샤브'를 개발하기까지는 11년 전 닥친 돼지고기 파동이 한 몫을 했다.
"돼지고기 값은 폭락하는데 저걸로 뭘 해볼 기 없을까,
고령산 푸성귀랑 함께 해볼기 없을까 고민하다가 고마 퍼뜩 떠오른긴데,
이제는 완전히 히트 쳤다 아입미꺼.
잘들 잡숴 주시니 그기 보람입미더."
우륵된장샤브샤브 7000원(1인 기준). 이밖에도 이 집에서는 삼겹살(6000원),
돼지갈비(5000원) 각 200g, 동태찌개, 김치찌개 각 1만원(2인 기준)도 맛볼 수 있다.
오전 10시~오후 10시 영업, 좌석 65개(방 1)
◇네비게이션 입력=경북 고령군 쌍림면 고곡리 266-5(고곡 삼거리, 군청에서 차로 5분 거리). (054)955-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