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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경기 광주 '퇴촌밀면집' |
글쓴이: 하얀건담 | 날짜: 2009-03-17 |
조회: 45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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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고기는 서울 시내 한 복판에서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메뉴다. 서울 인근에 유명한 맛집이 있다 해도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밀면과 곁들여 먹을 수 있다는 얘기에 경기 광주 퇴촌으로 한 걸음에 달려갔다. 이름하여 '퇴촌 밀면집(031-767-9280)'이다.
통오리 밀쌈(4만5000원), 훈제보쌈 대(3만8000원) 소(3만3000원), 토종닭 바비큐(3만7000원) 등 전원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메뉴들과 함께 냉밀면, 비빔면, 온면(이상 각 7000원)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넓은 주차장으로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한옥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서울에서 지은 지 100년 된 한옥 3채를 분해, 옮겨다 재구성했다고 한다. 이 집의 최고 인기메뉴는 밀가루와 감자 전분을 절묘하게 혼합해 만든 밀전병에 훈제로 속속들이 잘 익힌 통오리 살을 함께 싸먹는 통오리 밀쌈이다.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 일부러 찾아와 먹는 보람이 날 정도로 맛이 오묘하다. 촉감 좋은 밀전병을 한 입 깨물면 그 안에 오리고기 껍질의 바삭바삭함이 느껴진다. 바로 이 찰나, 속살의 부드럽고 향긋한 맛이 입안에 확 퍼진다. 주말을 맞아 근교로 빠져나가려는 차들과 교통지옥에서 일대 격전을 치르고 달려온 보람을 맛보는 순간이다.
이번에는 밀면을 먹을 차례다. 밀면은 1950년 6·25 때 북한을 탈출한 실향민들이 부산으로 내려가 고향에서 먹던 냉면을 해먹고 싶었지만, 면을 만들 메밀가루나 고구마 전분이 부족하자 미군 원조로 쉽게 구할 수 있던 밀가루로 면을 만들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즉 전쟁과 실향의 아픔이 낳은 음식인 셈이다.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다 보니 그 맛은 냉면과 달리 조금 뻑뻑한 편이다. 감안하고 먹지 않으면 맛없다는 오해를 하기 쉽다. 맛을 보기 위해 필자가 주문한 냉밀면을 먹기 전에 일행이 시킨 다른 밀면들을 조금씩 얻어 먹어봤다.
비빔면은 새빨간 양념이 혹시 맵지 않을까 걱정되긴 했지만, 기우였다. 새콤달콤한 맛이 밀면의 뻑뻑함을 잘 보완해줘서 좋았다. 이번에는 온면이다. 추석에서 한식까지, 그러니까 양력 10월부터 4월까지의 동절기 때만 한다니 서둘러 맛을 봐야 할 메뉴다. 따뜻한 육수에 면이 잘 풀린 것이 감칠맛 난다. 특히 육수는 국내산 한우뼈와 한우사태살을 잘 우려내 만든 것이라는데 진한 맛이 일품이다.
그 다음에는 이 집 밀면 중 최고로 꼽힌다는 냉밀면이다. 동치미 국물에 비전(秘傳) 육수를 함께 넣어서 만든다는 육수는 시원하면서도 진했다. 차가운 육수로 면발이 탱탱해진 덕인지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통오리, 토종닭, 밀면, 다 좋지만 이 집의 진짜 별미는 백김치였다. 3년 숙성했다는 백김치는 음식값이 전반적으로 비싼 이 집에서 가장 본전을 챙겨갈 수 있는 메뉴다. 씹을수록 퍼져가는 김치의 달콤함과 시원함이 온 세상 시름을 다 잊게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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