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 겨울 별미값싸고 맛있는 노릇노릇 양미리
쫀득쫀득 알 꽉찬 도루묵 '군침'이국적 분위기 노천온천도 만끽
이번 주말에는 소주나 한잔 하실까요? 숯불에 구운 양미리와 도루묵을 안주로 낼겁니다. 비릿한 냄새 정겨운 포구 포장마차에 자리를 잡아야죠? 강원도 속초항으로 갑시다. 방구석에서 뒹굴어도, 마음껏 들이켜도 '청춘'은 가니까요. 그래도 우리, 잘 살고 있잖아요.
■ 노릇한 양미리 술안주로 제격양미리를 아시는지. 길이 10cm 안팎에 주둥이가 뾰족하고 아래턱이 툭 튀어나온 우스꽝스럽게 생긴 생선이다. 한때 지겨울 정도로 많이 잡혀 어민들에게조차 홀대받던 녀석. 가격도 참 쌌다. 기억을 더듬어보시라. 삶이 고달플 때 찾았던 동해에서 쌈짓돈 털어 접시에 수북하게 쌓아놓고 소주잔 기울이던 추억을. 요즘 강릉 속초 고성 등 동해안 북부지역에는 양미리가 제철이다. 양미리는 알이 차기 직전인 10월말~12월말까지 근해로 이동해 바닥근처 모래 속에 은둔하며 먹이활동을 한다.
때맞춰 속초항에서는 12월 7일까지 양미리축제가 열린다. 고깃배들은 양미리를 잡기 위해 새벽 5시부터 투망과 양망을 하며 양미리를 쏟아낸다. 촌부들이 포구에 비닐장판을 깔고 양미리를 조심스럽게 그물에서 떼어낸다. '얼굴'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노하우다. 수십명이 자리 잡고 앉아 양미리를 손질하는 모습은 이때만 볼 수 있는 속초항의 진풍경이다.
축제기간에 맞춰 좌판과 포장마차도 늘어섰다. 최근에 칼슘과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다고 알려진데다가 산지가 아니면 잘 먹지 못 하다보니 호기심에, 별식으로 양미리를 맛보고자 축제장에는 사람들이 꽤 모여든다. 가격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싸다. 생물이 40마리에 5,000원씩 팔린다.
양미리는 주로 구이나 조림으로 먹는다. 암놈인 '알양미리'가 맛있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곤'이라 불리는 정액주머니가 살을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에 수놈이 제맛이라는 이도 있다. 어찌 됐든 식당 아주머니들 설명에 따르면 양미리는 조림보다 구이가 낫다는 것이 중론이다.
포장마차에서 굵은 소금 뿌려 숯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양미리를 판다. '자리값'이 보태져 10마리 한 접시에 1만원이다. 양미리는 통째로 구워 뼈째 씹어 먹는데 금방 잡은 것이라 비릿한 맛이 덜하고 고소해 애주가들의 흥을 돋운다.
■ 알 꽉 찬 도루묵도 별미도루묵도 있다. 양미리와 비슷한 시기인 12월 말까지 많이 잡힌다. 이곳 어민들은 '돌메기'라고도 부른다. 예전에는 양미리와 처지가 같았지만 요즘은 어획량이 줄어 값어치가 올라갔다. 축제장에서는 생물이 20마리에 2만원씩 팔린다.
먹는 것으로는 알이 꽉 들어찬 도루묵이 인기다. 살이 쫀득하고 알도 씹기 적당할 정도로 아삭거리기 때문이다. 냉동시킨 도루묵 알은 질겨 본래의 맛을 잃는다. 구이도 좋지만 '알도루묵'은 찌개로 먹어야 별미다. 무를 깔고 청양고추와 고춧가루를 넣은 후 양념간장으로 간을 해 얼큰하게 끓인다. 구이, 찌개 모두 4마리 1만원선이다. 포장마차보다는 축제장 인근의 벳머리(033-635-9065)같은 식당에서 먹는 것이 낫다.
■ 이국적 분위기 노천온천도 지금이 제철바닷바람 때문에 생긴 한기를 없애는 데는 온천이 제격이다. 섭씨 49도의 천연온천수를 이용한 설악워터피아(033-635-7711)를 추천한다. 특히 8개의 스파시설과 사우나, 찜질방 등을 갖춘 야외 스파밸리는 일본의 고급 료칸에서 느껴지는 노천탕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은은한 조명이 들어오는 저녁이 되면 분위기는 더욱 로맨틱해진다. 딱 두명이 들어갈만한 크기의 히노끼탕은 커플이 좋아할 만하다.
프로모션이 한창이다. 12월 18일까지 주중, 주말 구분 없이 일반 이용객 2만5,000원, 투숙객 2만2,000원(전일권)에 워터피아 이용가능하다. 객실패키지도 있다. 객실 1박, 워터피아 2인 패키지 가격이 10만7,000~12만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