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의 ‘궁’은 고향인 개성에서 30년 넘게 친정어머니와 만두집을 운영해온 91세의 임명숙 할머니의 손맛이 고스란히 이어지는 집이다. 아침마다 만두소 만들기에서 만두 빚기까지 일일이 직접 챙겨야 안심이 되었던 할머니지만' 요즘은 건강이 안 좋아 하루하루 챙기는 것이 힘에 부친다.
‘할머니 만두가 최고’라는 손자의 부추김으로 이 집을 오픈한 것이 70세가 훨씬 넘어서였으니' 노년에 가게를 연 셈이다. 궁의 개성식 만두는 두부는 적게' 부추와 숙주 등 채소는 듬뿍 넣어 삼삼하면서도 깔끔한 맛이다. 특히 이 집은 조랭이떡국으로 이북 음식의 명가로 떠오른 집인 만큼 조랭이떡만둣국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진하게 우려낸 양지머리 육수가 고소하고 개운한데다 입 안에서 동글동글 구르는 조랭이떡 맛이 별미다.
02-733-9240 |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I 11:30~21:00 | 주차 불가 | 개성만둣국·개성만두찜·조랭이떡만둣국 각 7000원 | 인사동 경인미술관 앞
용두동 시장 골목에 있는 개성집에 가면 옛 개성의 서민 가정에서 즐기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4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던 개성 출신의 이영희 할머니가 몇 해 전에 돌아가시고 그 며느리가 가게를 이어받았다. 탐스럽게 빚어내는 개성식 고향만두와 도토리 전분을 넣고 빚은 갈색 도토리만두 등 옛 개성 사람의 손맛을 실감케 하는 메뉴가 독특하다. 만두는 전통 방식대로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적당히 다져 두부' 숙주' 우린 김치 등을 적절하게 섞는데' 다른 곳보다 애호박을 유난히 많이 섞어 담백하지만 깊은 맛이 느껴진다. 육수는 양지와 사골 삶은 국물을 섞어 뽀얗게 우려내 고소하고 감칠맛이 깊다. 정식 코스를 주문하면 만두뿐 아니라 개성순대' 동그랑땡' 북어찜' 파전' 떡국 등 다양한 개성식 음식이 푸짐하게 한 상 차려진다.
02-923-6779 | 11:30~22:00 | 주차불가 | 만둣국·편수·고향만두 각 7000원' 기본상 (4인분 한 상) 5만9000원 | 동대문 용두동 시장 골목
“내가 어릴 적에는 만두를 잔뜩 만들어서 항아리에 담아 보관했어. 그러곤 생각이 날 때마다 꺼내 만둣국을 끓여 먹었지.” 실향민 2세인 지송연 씨는 어릴 적에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만둣국을 추억하며 울퉁불퉁하게 생긴 만두를 꺼내 보인다. 그녀가 운영하는 목로는 19년째 압구정역 주변을 대표하는 만두집이다. 양지만으로 끓여낸 맑은 육수가 다른 만두집 육수와 확실히 다르다. 반죽도 직접 하고 밀대로 밀어 매일매일 만두를 빚어 끓여낸다. 주방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도 모두 19년간 함께해온 이들이라 손발이 척척이다. 심심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한두 번 먹다 보면 자꾸 끌리게 된다. “이북식 만둣국은 만두를 잘게 으깨서 거기에 밥을 말아 먹어야 제대로 먹는 거야.” 넉넉한 인심의 주인 아주머니' 공깃밥은 늘 덤으로 내준다.
02-548-7500 | 10:00~22:00 | 주차가능 | 만둣국·찐만두 각 6000원' 만두전골 2만5000~3만5000원 | 압구정역 4번 출구 던킨도너츠 골목 30m
얼핏 봐서는 한식당 같지 않을 정도로 이국적 분위기로 인기를 끄는 이북식 요리 전문점이다. 영화 <화양연화>의 배경이 된 1960년대 초 분위기를 콘셉트로 하여 파스텔 톤 색채의 조화' 앤티크한 소품이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풍긴다. 이곳에는 이북식 어복쟁반과 명태순대를 비롯해 전골' 갈비찜 등 다양한 일품요리가 준비된다.
특히 만두전골인 어복쟁반은 이 집이 자랑하는 특별 메뉴. 어복쟁반은 얇게 썬 양지머리와 버섯' 채소' 전 등 다양한 재료를 함께 끓여내는 평안도의 향토 음식인데' 이곳에서는 어린아이 주먹만 한 만두를 넣어 만두전골 같은 어복쟁반을 선보인다. 적당히 간한 재료를 둥근 무쇠 솥에 줄줄이 얹어 한소끔 더 끓여내 국물 맛이 담백하다. 어복쟁반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간단하게 만둣국을 맛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