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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이 밝히는 맛있는 솥 밥의 비밀 |
글쓴이: 손아파 | 날짜: 2011-05-18 |
조회: 132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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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솥에 밥을 지으면 밥맛이 좋다. 차지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에, 먹은 뒤 끓여 먹는 따끈한 숭늉은 솥 밥을 먹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전기밥솥이나 압력 밥솥에 익숙해서 무쇠솥에 밥을 짓는 것이 어렵다면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고수들이 밝히는 솥 밥 잘 짓는 법을 공개한다.
김영빈(요리 연구가)
무쇠솥을 브랜드별로 다 가지고 있을 정도로 무쇠솥에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요리 연구가 김영빈. 그녀는 다른 재료를 아무것도 섞지 않고 하얀 햅쌀로 무쇠솥에 갓 지은 따뜻한 밥을 가장 좋아한다. 특히 밥을 거의 먹고 난 뒤 만드는 구수한 누룽지 맛은 정말 최고라고.
무쇠솥 밥을 먹고 바닥에 붙어 있는 밥을 약한 불로 노릇노릇하게 몇 분 정도만 눌리면 누룽지가 만들어지는데 무쇠솥에서 만드는 누룽지는 솥 모양 그대로 일어나는 것이 특징. 이것은 압력 밥솥이나 가짜 무쇠솥으로 누룽지를 만들 때는 절대 볼 수 없는 현상이다. 무쇠솥으로 만드는 누룽지는 압력 밥솥으로 만든 두껍고 질은 누룽지에 비해 얇고 바삭바삭하다. 무쇠솥에 밥을 해 먹을 때는 꼭 꼬들꼬들 바삭바삭 고소한 누룽지까지 만들어 먹어볼 것을 권한다.
“솥 밥은 불의 강약을 잘 조절하는 것이 밥맛의 포인트”
1 순차적 불 조절은 필수_갑자기 센 불에서 약한 불로 줄이게 되면 밥이 질척거릴 수도 있다. 맛있는 솥 밥을 지으려면 센 불로 7~8분 정도 끓이다가 넘치려고 할 때 뚜껑을 잠깐 열었다 닫는 것이 포인트. 끓어오르면 중간 불로 줄여 5분 정도 끓인 후 밥물을 잦히고 아주 약한 불로 줄여 5분쯤 뜸을 들여 불을 끄고 7~8분 있다가 밥을 푼다.
2 밥알에 윤기를 더하는 다시마 한 장_일반 밥을 지을 때도 초밥을 지을 때처럼 다시마를 한 장 넣고 지으면 다시마의 알긴산이 쌀에 흡수되어 밥맛이 구수하고 담백할 뿐 아니라 고슬고슬하고 윤기가 난다.
3 설익은 밥에는 청주 한 큰술_밥물은 쌀의 상태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 햅쌀은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므로 물 양을 1.1배나 동량으로 잡아야 하고 오래 묵은 쌀은 1.5배 정도의 밥물을 부어야 한다. 묵은 쌀로 밥을 지을 때나 쌀이 설익었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청주를 한 큰술 넣거나 식용유를 한 큰술 넣으면 윤기가 돌고 밥맛도 좋아진다.
4 쌀과 잡곡의 비율은 4:1_잡곡을 섞어 밥을 하면 백미 밥보다 윤기가 덜 나거나, 특히 콩 종류를 많이 넣으면 찰기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문에 잡곡 밥을 할 때 쌀과 잡곡의 비율은 4:1정도가 적당하고 찹쌀을 잡곡과 동량으로 섞어 짓는 것이 좋다.
가쿠치 사게오, 카사하라 마사히로(도쿄 사이카보 셰프) 일본식 솥 밥은 가쓰오부시 육수, 채소나 버섯을 우려낸 물 등 다양한 맛국물을 붓고 지어 밥에 간이 배어 있기 때문에 양념장 없이 먹는다. 한국에서 정통 일본식 솥 밥을 즐길 수 있는 일식 레스토랑 ‘도쿄 사이카보’의 셰프 가쿠치 사게오와 카사하라 마사히로는 일본식 솥 밥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도미 솥 밥’을 권한다.
일본에서는 명절이나 좋은 일이 있을 때 먹는 귀한 음식으로, 무쇠솥에 쌀을 깔고 그 위에 도미를 얹어서 밥을 한 것이다. 흰살 생선 도미는 고소한 맛이 강한 고등어 같은 등 푸른 생선보다야 그 맛이 심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맛이 담백한 뿐 아니라 지방 함유율이 낮고 시력 강화에도 좋기 때문에 어린아이들부터 자극적인 맛을 싫어하는 어르신들의 입맛까지 맞출 수 있는 온 가족 추천 메뉴라고 할 수 있다.
“솥 밥의 밥맛은 맛국물이 조절한다”
1 물 대신 사용하는 다양한 맛국물 레시피_일본식 솥 밥을 지을 때에는 물 대신 다양한 맛국물을 사용하는데, 쌀이 익는 동안 맛국물이 배어 알맞게 간이 되기 때문에 양념장이 필요 없다. 일본식 솥 밥에는 주로 가쓰오부시를 이용한 육수(가쓰오부시 20g, 다시마 10×10cm 1장, 물 1~2컵)나, 버섯 맛국물(마른 표고 5개, 다시마 5×5cm 1장, 물 7컵) 등을 많이 사용한다.
2 수분을 많이 함유한 쌀 고르기_쌀 역시 밥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유백색의 광택이 있고 통통하며 쌀알의 형태가 균일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도쿄 사이카보에서는 수분을 많이 함유해 차진 것이 특징인 ‘고시히카리’ 쌀이나 이천 쌀을 밥하기 1시간 전부터 불려서 사용한다.
3 기름기 없는 채소+잘게 썬 유부_채소, 죽순 등 채소를 넣고 솥 밥을 지을 때에는 채소에 기름기가 없기 때문에 윤기가 떨어질 수 있다. 이럴 때 유부를 잘게 썰어 넣으면 구수한 맛도 더해지고 유부에서 나오는 기름기 덕분에 윤기 나는 밥을 지을 수 있다. 유부는 잘게 썰어 냉동실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면 편하다.
4 생선 솥 밥에는 구운 생선을_보통 생선 솥 밥을 만들 때에는 처음부터 생선을 통째로 넣고 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는 생선을 따로 구워서 뜸을 들일 때 밥에 얹으면 비린내도 나지 않고 생선 살도 훨씬 탱탱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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