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임동현·김법민 선수의 양궁 남자 개인 16강이 끝나면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도 어느새 붉은 노을을 드리울 것이다. 양궁경기가 열리는 ‘로즈크리켓 그라운드’가 위치한 런던 세인트존스우드를 여행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비틀즈 팬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애비로드’를 거닐어 본다. 친절하게 애비로드까지 가는 안내판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사람들이 움직이는 대로 따르다 보면 그곳이 바로 ‘비틀즈 거리’ 애비로드다.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 ‘애비로드’의 표지를 장식했던 그 횡단보도도 원형 그대로 남아있다. 개막식 행사 마지막을 장식했던 ‘폴 매카트니’가 들려줬던 전율이 아직까지 느껴질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까운 ‘킹스크로스’역으로 가면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9와 4분의3 플랫폼을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영화를 촬영한 벽에 9와 4분의 3플랫폼이라는 간판이 재치 있게 붙어있다. 조금 더 여유가 된다면 해리포터가 지팡이와 부엉이를 샀던 ‘리든홀마켓’을 들러도 좋다. 다이애건 앨리의 배경이 된 이 지역은 사실 샐러리맨으로 가득한 금융 중심가다.
배구경기가 끝나면, 호스가즈퍼레이드 경기장이 위치한 다우닝가를 둘러봐도 좋다. 실질적인 영국 정치의 중심인 다우닝가 10번지는 수상의 거처이자, 집무실로 유명하다. 2~3층 규모의 건물이 붙어있는 오픈하우스 형태로 건물 남쪽에는 웨스트민스터 궁이, 서쪽으로는 버킹엄궁이 보여 위엄을 더한다. 골목에 위치한 주택가에 불과하지만 ‘10’이라는 숫자가 박힌 이 작은 문을 보기 위해서 한 해에도 수십 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영화 ‘러브액츄얼리’의 주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축구 경기장 웸블리스타디움이 위치한 런던 웸블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관광지다. ‘축구의 성지(The Church of Football)’라고 불리는 웸블리는 사실 여행 가이드북에서 잘 소개되지는 않는다. ‘영국=축구’임에도 불구하고 축구 팬이 아니고서는 한국 관광객이 잘 방문하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웸블리스타디움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홈구장이다. 웸블리스타디움은 런던 서쪽에 있으며 주요 관광지가 모여 있는 지역에서는 다소 먼 웸블리역에 위치한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중심가에서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까지 가는 정도의 거리라고 보면 된다. 운이 좋으면 연습하는 선수들의 모습도 볼 수 있겠지만, 올림픽 경기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선수들은 잊고 잠시 웸블리스타디움 본연의 모습을 감상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