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낙지 맛집들의 무교동 낙지가 유명하게 된데는 50~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종로구 무교동 일대에는 선술집들이 죽 늘어서 있었는데 근교의 서민들이나 직장인들을 위한
휴식의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60년대 초에 박무순 할머니(83)가 낙지볶음이라는 안
주를 판매하기 시작하여 큰 호응이 일고 먹거리 관광명소로 알려지게 되어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많은 낙지집들이 서린동 일대 주택가
골목에 들어 섰지만 무교동이 워낙에 유명했기 때문에 무교동 낙지골목이라고 불리우게 된 것
이라고 합니다.
입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낙지볶음과 함께 서민들은 시름과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풀었는데, 그
무교동에서 가장 유명한 집이 바로 이 서린낙지랍니다. 40년 전통의 서린낙지는 실비집, 유명낙
지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무교동낙지집으로, 60년대 재개발 이후 이 지역에 자리 잡아 낙지골목
의 터줏대감이 되었습니다.
서민들의 먹거리 골목인 종로1가 피맛골 골목에서 쉽게 찾으실수 있습니다.
따닥따닥하게 붙어있는 식탁과 의자들이 다소 불편하긴 한 것이 흠이라면 흠. 허나 그렇게들
불편하게 앉더라도 땀 뻘뻘 흘려가며 밝은 얼굴들을 하며 드시는 모습들은 한결 같습니다.
메뉴를 보자면 다소 비싸 보이는 듯 하나 두분이서 즐기신다면 베이컨소세지(10,000원) 한판과
낙지볶음(14,000원)이면 안주로도 충분하고, 또는 나중에 밥 한공기를 주문해 밥을 볶아 드시면
식사로도 그만입니다. 다만 3명이상이면 나오는 베이컨소세지는 2만원짜리랍니다.
두명인 저희가 5분여의 기다림을 거쳐 자리로 안내되자마자 알아서 메뉴를 주문해 주십니다.
공기밥 두개(2,000원)와 베이컨소세지(10,000원) 그리고 낙지볶음(14,000원)
간단한 반찬과 콩나물국이 나오는데 매운 낙지볶음을 드시려면 이 국물과 물은 필수입니다.
먼저 가스렌지와 베이컨소세지가 나오구요.
익기 시작하면 곧 콩나물과 야채의 숨이 죽고 양념과 함께 나머지 재료들이 맛이 들어가며
익혀집니다. 우선 그 전에 낙지볶음이 나와주고요.
보기만해도 혀 끝이 얼얼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고 나도 모르게 양 어금니 사이가 뻐근
해지며 그 부위의 침샘에서 찌릿찌릿한 느낌이 듭니다.
공기밥에 낙지볶음을, 또는 그저 낙지볶음만을 집어 먹는동안 베이컨소세지도 익어가구요.
익어가며 숨도 금새 죽어가고 먹음직스런 색깔로 변해 갑니다.
베이컨이며 소세지뿐 아니라 감자도 꽤 먹어줄만 합니다.
물론 이렇게 드셔도 맛있지만 로마에 가선 로마법을 따르라죠? 다 드시는 방법이 있지요.
베이컨소세지의 불판에 먹던 낙지볶음을 넣어 같이 볶아줍니다.
밥에 계속 드셔도 좋구요, 둘이서 드시기에 충분한 양이므로 안주로 드셔도 아주 좋습니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으신다면 밥 한공기 주문하셔서 볶아 드시면 좋겠죠?
간단하게, 한편으론 무성의한듯 밥 한공기와 기름을 뿌려 주시고 가시면 불 조절과 볶는 것은
우리 몫! 열심히 그리고 자알~ 볶아줍시다~^^*
좁디좁고 불편한 자리를 차지하고 이처럼 드시면 벌써 밥만 드시러 오시는 옆 손님은 이미
두번이나 바뀔 정도! 하지만 이에 신경쓰지 마세요~천천히 그리고 마음껏 맛을 음미하시며
맛있는 얼얼함을 즐겨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