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AI .. 快(쾌) 중국어로 즐겁다는 뜻이란다. 19는 무슨 뜻일까..
가로수길을 걷다가 만난 붉은 간판이 문득 시선을 잡아끌었다.
KUAI .. Handmade .. 만두.. take Out ..
만두 전문점일까?
유리창 안으로 들여다본 작은 가게는 상하이의 중국 음식점과 그닥 다르지 않아보였다.
중국이라고 해서 언제나 꼬질꼬질하고 거미줄 낀 음식점과 화려한 금박 장식으로 덮혀 만한전석이라도 나올 듯한 극과 극은 아니니까 말이지.
카운터에 있는 직원은 위층으로 가라는 말을 하더니 곧이어 엎드려버린다.
붉은 등 아래로.. 난로가 따뜻하게 열을 뿜어낸다.
1층의 이 분위기.. 참 맘에 든다..
2층으로 가는 계단에는 작은 인공 정원이 있다..
2월 중순.. 입춘이 지났다지만 아직은 쌀쌀한 바깥 바람을 막으며 잠시 기다리는 곳.
2층은 ..의외로 사람이 북적인다..
빈자리는 많았지만.. 직원은 .. 문 바로 앞에서 옆자리.. 거의 홀의 한 중간으로 안내한다.
소니 바이오 오프닝 데이를 다녀온 이후라
손에는 카메라 가방과 소니에서 받아온 작은 상자와 브리핑 자료, 그리고 조금 두툼한 목도리까지 의자 하나에도 다 들어가지 않을 것 같은 짐이었지만..
그냥 앉으란다..
아무래도 곧 시작될 저녁 식사 시간을 준비하는 듯 싶다..
시간이 이미 7시가 지났으니까..
핑크빛으로 물든 벽에 가득 걸린 .. 흑백 사진들..
일본 의상 같기도.. 중국의상 같기도 하지만..
알아볼 만큼 시력이 분명하지는 않다.
콰이의 기본 테이블 세팅..
테이블은 2인 기준 테이블을 붙였다 떼었다하는 구조인데..
직원 기준인지 모르겠지만.. 손님에게 결코 편한 구조는 아니다.
마지막에 계산하러 가는데 무슨 미로처럼 여기는 1 : 2 : 1 이고, 그 다음은 2: 2 이런 식이라서..
가방이 테이블의 젓가락에 걸려 엎을 뻔 했으니까.
보통은 카운터는 입구 옆에 위치하고 있지만 콰이에서는 예외다.
카운터 바로 앞에 식사 테이블이 위치하고 있고, 계산을 하려면 손님들의 테이블을 대여섯개는 지나쳐가야 할 테니까.
빨간 접시에 하얀 찻잔, 하얀 스푼.. 그리고 만두가 하품하는 접시는 귀엽다.
다른 건 몰라도 메뉴판이나 접시 등 아기자기한 소품 디자인은 꽤나 인상적이다.
찐만두 4,000원
J는 .. 이 만두가 샤오롱바오 인 줄 알았나보다.
왜 찐만두인데 육즙이 나오지 않을까 의아해한다.
찐만두. 샤오롱빠오.. ... 그러게.. 정말 맛있는 소룡포를 먹어본 지가 언제더라..
매운 소면.. 8,000원
새우는 신선해서 좋았다. 씹을 때 입안에서 톡 터지는 질감 때문에 새우를 좋아하나보다.
야채도 풍성하고 .. 적어도 재료에 있어서는 그다지 아끼는 타입은 아닌 듯 하다.
오징어는 조금 질겼다.. ㅡㅡ;;
조명 탓인지 조금 붉게 나왔다..
밥을 비벼 먹으면 딱 좋을 소스..
면을 먹고 나서 한참 남은 건더기들을 어찌할까 하다가 밥 한 공기를 추가했다.
그러나.. 여기..테이블과 테이블이 좁다고 이야기했던가..
테이블의 배열도 불규칙하고, 테이블 간격도 좁다보니..
직원들도 몸을 비틀어서 서빙을 한다..
식사할 때 누가 옆에 지나가는 건 .. 게다가 딱 붙어서 지나가는 건 정말이지 신경쓰인다..
옆 테이블의 사람들이 일어서고 옷을 입고 또 지나가면서 날리는 먼지가
고스란히 음식 안으로 들어가버리는 건 더더욱 ..
안 쪽 모서리 자리에 앉지 못할 바에는 .. 오고 싶지 않다는 .. 생각이 들었다.
가로수길은.. 그 가격에 비해 편안함을 보장받기 어려운 것 같다.
레스토랑도 프라이드가 강한 편이고 .. '왜'라는 이유에 대해서는 짐작가는 바도 없고..
지난 나비74만큼은 아니었지만.. (혹시나 해서 한 번 더 갔지만 여전히 불편하다.)
편안한 식사는 되지 못했다.
그러나 상해에서 100여년 쯤 묵은 작은 레스토랑을 방문한 것처럼 분위기 있는 곳임은 분명하다.
고소한 맛이 배어나오는 만두도 괜찮았다.
자` 어떤 것에 더 가치를 둘 것인지는 당신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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