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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동 복골복국 |
글쓴이: 구사일생 | 날짜: 2009-08-28 |
조회: 36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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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는 '위험'에의 도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인 음식이다. 복의 난소, 간, 신장, 안구, 피부 등에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치사율 60%의 맹독이 있다. 조리가 잘못된 복요리를 먹게 되면 성인 33명의 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치명적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팜므파탈과의 사랑에 점점 빠져드는 제임스 본드의 심정이라고나 할까. 위험해서 못 먹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비싸 자주 먹기 어려운 것이 바로 복이다. 다양하고 맛있는 복 요리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 경기 분당 신도시 정자동 먹자골목 안에 위치한 '복골복국'(031-704-4949)이다.
이 집은 오픈한 지 6개월 남짓에 불과하지만 수십 년 된 복요리 집들에 비해 손색없는 음식 맛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인기 메뉴는 복지리(맑은 탕)와 매운탕(1인 각 6000원)이다. 복과 함께 신선한 야채를 넣어 맑게 끓여내는 지리는 한 모금만 목 안으로 넘겨도 어딘가 막혀 있었던 것이 확 풀리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어른들이 뜨거운 것을 먹거나 뜨거운 욕탕 안에 들어앉아서 늘 말하는 "시원하다"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매운탕은 매콤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계속 숟가락을 놓지 못하게 한다. 지리와 매운탕 모두 복어 살의 탱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잘 이끌어내 더할 나위 없이 맛깔스럽다. 해독 성능이 탁월한 미나리는 그 본래의 구실을 떠나 탕의 맛을 더욱 오묘하게 상승시킨다. 복의 쫄깃쫄깃한 껍질을 갖가지 양념으로 새콤달콤하게 버무려 내는 껍질무침(1만 원)은 집에 돌아와 생각만 해도 입 안 가득 침이 고일 정도로 매력적이다.
물론 고급 메뉴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독성이 약해지고 살이 오르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가 제철인 참복 요리가 대표적이다. 참복 불고기(2인 이상) 3만 원, 참복수육 8만 원, 참복찜 대자 7만 원, 중자 5만 원 등은 참복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게 해주는 메뉴들이다.
하지만 퓨전 복요리 전문점이라는 캐치프레이즈답게 이 집은 정통 복요리 못잖게 젊은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복 요리를 추구한다는 점이 더더욱 매력적이다.
주인 윤해정씨는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그대여' '같이 있게 해주세요'를 연속 히트시키며 인기를 누린 부부듀오 '동그라미'의 멤버다. 이혼 후 일본으로 건너가 요리 장인에게 요리를 배우고 돌아와 분당에 샤브샤브집(길조성)을 차려 성공한 그녀가 새롭게 도전하는 메뉴가 바로 복요리다.
난소암을 극복하고 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모두 섭렵해야 하는 철인 3종 경기를 3회나 완주했을 정도로 도전 정신이 강한 그녀답게 복요리 대중화를 위해 아낌없이 복을 나눠주고 있는 곳이다. 주차는 건물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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