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감하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하릴없이 흐른 1년’ 혹은 ‘늙어가는 세월’ 등….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없다면, 지금 이 시간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 인생을 멋지게 사는 방법일 터. 깊어가는 송년의 밤, 사랑하는 지인과 함께 이태원의 ‘마카로니 마켓(Macaroni Market)’을 찾아보자. 맛은 물론이거니와 거품 없는 요리와 와인까지 곁들일 수 있으니 이곳이 바로 ‘핫 플레이스’다.
- ▲ 서울 이태원 마카로니 마켓
11월 중순 찾아오는 겨울에 제법 쌀쌀해진 날씨임에도 따뜻한 햇살이 가득 비추던 날, 이태원에 위치한 ‘마카로니 마켓(Macaroni Market)’을 찾았다. 햇살을 듬뿍 받아 노랗게 물든 이태원의 가로수길을 걷다보면 금세 노란 간판이 인상적인 마카로니 마켓을 찾을 수 있다.
프렌치 캐주얼 레스토랑 마카로니 마켓의 강점은 단순한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카페와 다이닝, 라운지로서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점에 있다. 건물 1층에 있는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 위치한 마카로니 마켓 입구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델리숍이 먼저 눈에 띈다.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직접 사용하는 신선한 식자재들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간. 동시에 프리미엄 식재료들을 델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인상깊다. 입구 오른쪽으로는 와인숍이 자리하고 있다. 와인 소매 전문기업 와인나라에서 모든 와인을 공급받아, 납품 단가를 더욱 줄여 ‘와인의 대중화’에 나선 것이다. 2011년 초부터 모두 1001종에 달하는 유명 와인들을 마카로니 마켓에서 직접 맛보고 저렴한 가격에 별도로 구매할 수도 있는 공간이다.
델리숍 우측으로는 가볍게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는 카페가 통 유리창 아래 가득 자리를 채우고 있으며, 안쪽으로 들어가면 조용하고 프라이빗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50석 규모의 프라이빗 라운지가 펼쳐진다.
- ▲ 브르고뉴 스타일의 ‘비프스튜’. 으깬 감자와 레드와인 비프스튜, 베이컨, 버섯, 당근으로 만들었다(오른쪽). 그릴에 구운 연어와 오징어 먹물 리조또, 꼬막, 쵸리조와 비스크소스로 만든 ‘연어 그라브락스’.
델리숍 왼편에는 마카로니 마켓의 클럽 ‘부티크 클럽 52’가 위치해 있다. 2011년 7월 초 리뉴얼 오픈한 이곳은 마이클 잭슨과 다이애나 로스, 앤디 워홀 등 수많은 셀러브리티와 VIP의 사교 장소로 1970~80년대 클럽 문화를 이끌었던 미국의 ‘스튜디오 54’에서 영감을 받은 장소다. 스튜디오 54의 정신을 이어받아 차별화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클럽 트렌드를 창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 총 67석, 스탠딩까지 포함해 15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부티크 클럽 52는 블랙과 화이트 컬러를 적용한 인테리어로 모던함을 강조했다.
VIP를 위한 세트 메뉴도 별도 구성
부티크 클럽 52에서는 여느 클럽에서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안주와 고품격 프렌치 요리들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공한다. VIP를 위한 세트 메뉴도 별도로 구성돼 있으며, 다양한 레시피의 칵테일, 프리미엄 양주, 1000여 종류의 샴페인과 와인 등 여러 종류의 주류를 준비하고 있다.
딥 하우스를 베이스로 디스코와 펑크,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 부티크 클럽 52는 일본의 유명 클럽과 협력해 유명 디제이들을 지속적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모임이 많은 연말 지인들과의 파티나 친목을 위한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모임의 성격에 따라 공연 스텝과 요리를 선택할 수 있다.
마카로니 마켓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국내 유일의 미슐랭 스타 셰프인 레오 강과 함께하면서다. 레오 강은 런던과 두바이에서 고든램지, 피에르 가니에르, 장죠지 레스토랑의 오프닝을 총괄했던 베테랑 요리사다.
마카로니 마켓과 레오 강 셰프가 함께 진행하는 ‘브라세리 프로젝트’는 지난 10여년간 유럽 각국의 호텔과 레스토랑에서의 실무와 운영 경력을 보유한 젊은 F&B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시작했다. 런던, 파리, 뉴욕, 도쿄, 홍콩, 싱가포르 등 메트로폴리탄에서 가장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유러피안식 레스토랑의 한 종류인 브라세리(흔히 비싸지 않은 프랑스풍 식당을 지칭)를 소개한다. 신선한 식재료와 제철 재료를 사용한 브라세리 메뉴는 기본, 가격의 거품을 제거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신선한 프렌치 오이스터 플래터(Oyster Platter)와 샴페인이 준비돼 있으며 앙트레, 수프, 메인, 디저트 등의 단품 메뉴와 원하는 형태로 주문 가능한 세트 메뉴가 준비돼 있다.
매우 좋아하는 와인이지만 너무 고가여서 쉽게 구입하지 못했다면, 마카로니 마켓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싼 가격에 팔아도 남는 것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가격에 와인을 판매하고 있는 것은 물론, 레오 강 셰프가 자부하는 멋과 맛이 가득 담긴 요리들까지 먹을 수 있으니 마카로니 마켓이 바로 한국의 브라세리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37-50 한남빌딩 2층(6호선 이태원역 2번 출구에서 200미터 직진, 왼쪽 2층 마카로니 마켓)
●전화 02-749-9181
●시간 11:00~02:00
●가격 연어 그라브락스 1만7000원, 3만원선, 브르고뉴 비프스튜 1만5000원, 2만9000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