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전국 5대 짬뽕'은 별 이견이 없는 짬뽕 명가들이지만, 그렇다고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짬뽕집 5곳'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맛이라는 것이 워낙 주관적인 데다가, 전국에 내로라하는 짬뽕집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국 6대 짬뽕', '10대 짬뽕' 같은 리스트들도 인터넷에 올라오곤 한다. '5대 짬뽕 먹어보니 실망'이라는 글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블로그 '최사장의 짬뽕순례' 운영자인 최원석씨는 "강릉 교동짬뽕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는데 어떻게 '5대 짬뽕'에 넣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짬뽕 맛은 육수맛과 면맛, 불맛으로 크게 가늠된다. 육수는 해조류나 야채류, 또는 육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해조류는 담백하고 가벼운 맛, 야채류는 달고 깔끔한 맛, 육류는 묵직한 맛을 낼 때 쓰인다. 국수는 반죽을 어떻게 만드느냐, 경화제나 식용소다를 넣느냐 아니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배달 짬뽕의 경우 면이 불지 않도록 경화제를 쓰는데, 이런 국수는 짬뽕의 제 맛을 낼 수 없다는 것이 마니아들의 말이다. 신선한 재료를 뜨거운 웍에서 빠르게 볶은 뒤 육수를 붓고 면에 끼얹으면, 짬뽕 특유의 '불맛'이 난다.
인천 차이나타운과 서울 명동 중국집 거리 등 이름 높은 중국음식점에도 짬뽕 명가는 많다. 비록 '5대 짬뽕'에서는 제외됐지만, "짬뽕 때문에 이 집 간다"는 마니아들을 끌어모으는 집들이다.
서울 회기동 경발원은 오랫동안 짬뽕으로 사람들 입맛을 사로잡은 집이다. 닭 육수를 쓰고 닭고기 고명을 올린다. 이 집 짬뽕은 빨갛지 않고 맑은 국물이며 5000원인데, 삼선짬뽕은 무려 1만5000원이다. 새우, 소라, 관자 같은 고급 해물만 쓴 초호화 짬뽕이라고 할 만하다.
서울 홍대 앞은 전국 짬뽕 명가의 격전지(激戰地)다. 이미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강릉 교동반점이 홍대 앞에 체인을 냈고, 평택 영빈루는 상호를 '초마'로 바꿔 홍대 앞에 진출했다. 초마의 짬뽕이 영빈루보다 낫다는 사람들도 있다. 충남 서산의 중국집 영성각도 묵직하고 얼큰한 짬뽕으로 이름났는데, 홍대 인근에 분점을 내고 '짬뽕 전쟁'을 시작했다.
이 밖에도 전북 익산의 '신동양', 인천의 '금문도', 경기 파주의 '북경반점'이 맛있는 짬뽕으로 유명하고, 서울 삼각지의 '명화원'도 오랜 단골들을 보유한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