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조국 대한민국은 오래되고 낡은 것을 스피디하게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데 선수인 나라 같습니다.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현상을 실감하죠. 피맛골이 없어지면서 여기에 얽힌 우리네 추억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피맛골만이 아닙니다. 서울을 디자인도시로 만든다며, 그 멋있는 서울시청이 껍데기만 남고 초현대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해장국, 빈대떡, 순두부 등등 분위기와 어울리던 먹거리들의 정취도 많이 사라졌고요. 음식점들이야 다른 곳으로 이전했지만, 분위기마저 가져오지는 못했습니다.
'열차집'이라는 60년 전통의 빈대떡집도 다 쓰러져가는 집에서 지금의 이 곳으로 이사왔지요. 이사온 것 역시 자그마하고 투박하기는 하지만, 그 옛날 정취만은 못한 듯합니다. 단, 맛은 그대로라 안심이 됩니다. 여기는 퇴근길 바쁜 직장인들이 만원짜리 한 두장으로 막걸리와 빈대떡으로 저녁을 때우고 집으로 가기에 딱 '안성맞춤'인 곳 입니다. 우리네 아버지들도 꼬깃꼬깃한 지폐를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이 '열차집'에서 막걸리와 빈대떡을 먹었다 합니다. 그 당시는 신용카드가 없었으니...
사라져가는 우리네 이야기와 삶을 보존하고 있는 열차집이 때론 고맙기도 합니다. 종로통에는 이런 곳이 많지요. 음식값을 볼라치면 녹두빈대떡, 파전, 굴전 등 대부분 10,000원이고 두부만 6,000원을 받습니다. 한 번 쯤 들려볼만한 종로통 명물입니다
사진 1: 이집의 명물 빈대떡입니다. 두툼한게 배부리게 생겼습죠
사진 2: 빈대떡 찍어먹는 간장입니다. 맛이 상큼하죠.
사진 3: 겨울에나 맛볼 수 있는 굴전입니다. 맛이 괜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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