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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리틀사이공

글쓴이: 민들레  |  날짜: 2009-07-12 조회: 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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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랑 저녁 먹으러 간만에 다녀온 압구정동의 리틀 사이공을 소개할까 해요.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다섯가지를 꼽으라면 그중 1, 2위를 다툴 음식이
바로 베트남쌀국수... 월남국수 랍니다.
몇년전에 미국에 사는 친구한테 여행을 갔을때 친구가 직접 집에서 해준 걸 먹고 반해서는
그 후로는 그 맛을 찾아서 헤매이다시피 했다죠.
지금은 어느정도는 한국식 베트남 쌀국수에 길이 들어서
이집은 이렇고 저집은 저렇고 정도로 정리를 했습니다만은
정말 미국에서 돌아온 후 한동안은 쌀국수집이란 쌀국수집은 모조리 찾아헤매이다시피 했어요.
포24 라는 곳이 제 개인적으로는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대학로점은 오래오래전에 사라져버렸고 잠실 석촌호수 옆에 있던 곳은 아직 있나 모르겠어요.
포베이는 맛있지만 국물이 좀 달고 포호아는 아무래도 제 취향은 아닌듯 하고
그러던 참에 한동안은 요 리틀 사이공에 퐁당 빠져 살기도 했었다죠.
근데 베트남 요리는 쌀국수도 맛있지만 그밖에도 맛있는 음식이 많아요.
가량 짜죠 라고 하는 튀김만두 정도 되는 에피타이저도 그렇고
우리가 잘 아는 월남쌈이라고 하는 고이꾸온도 그렇고
흔히 팔지 않아서 탈이지만 청담동 파파호에서는 파는 베트남 부침개 비슷한 반세오나
볶음밥류도 아주 맛있지요.
그런데 그런 걸 정통으로 하는 집을 만나기가 쉽지 않네요.
베트남 음식 잘하는 곳 아는 분 계시면 연락 좀 주세요 ㅎㅎㅎ
오늘은 간만에 다녀온 리틀 사이공 소개 나갑니다.


 


압구정 리틀사이공

간만에 간 압구정동  리틀 사이공
저녁시간으로는 좀 이른 저녁 5시반 가량이었어서 손님이 안많을줄 알았는데
저희가 마지막으로 앉고 곧 대기하는 손님이 줄줄이 서더군요.
가게가 큰 편이 아닌데다가 날씨가 추우니 가게안에서 손님들이 기다리는지라
좀 정신이 없었어요.
이 리틀 사이공은 테이블도 참 작아요.
2인용 테이블에 2명이 앉으면 식당 테이블이라기 보다는 찻집 테이블 크기...
요리를 서너개 주문하니 자리가 좁아요... ㅡㅡ;;;


압구정 리틀사이공

리틀 사이공...
압구정 점에 이어서 가로수길에도 지점을 낸 모양이군요.


압구정 리틀사이공

 소스 셋트
에피타이저로 짜죠랑 고이꾸온 두가지를 시키고
쌀국수랑 볶음밥을 주문했더니 요렇게 소스류가 셋트로 나왔어요.
왼쪽의 잘게 자른 쥐똥고추는 국수에 넣으면 되고
오른쪽의 소스는 튀김인 짜죠를 찍어먹고 맨위의 땅콩소스는 고이꾸온을 찍어 먹으면 되요.
하긴 뭐를 어떻게 찍어먹느냐는 개인적인 식성이라죠.


압구정 리틀사이공

 고이꾸온  가격 8,000원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스프링롤이라고 잘 부르는건데
월남쌈의 에피타이저화라고나 할까요...
같이 나온 땅콩소스에 찍어먹으면 됩니다.


압구정 리틀사이공

그런데 내용물이 대략 안습... ㅜ.ㅜ
전에 갔을때는 여기서는 늘 짜죠가 제일 맛있으니 그걸 주문했어서 몰랐던가...
정말 내용물이 허술하기 짝이 없네요....
이태원의 사이공그릴은 가격이 더 싼 대신에 크기가 더 작은걸로 두개를 반 잘라서 주는데
대신 곱게 채를 썬 야채들이 가득 들어있어서 아삭하고 맛있거든요.
근데 저 성의없는 굵게 썰은 단무지와 초에 절여진 무라니...
게다가 주문하고 나서 말아서 주는게 아니라 미리 말아놓은 걸 주는듯
겉의 라이스페이퍼가 꾸득하게 말랐더라구요.
요건 담부턴 절대 안먹을 메뉴 중 하나가 되버렸습니다... ㅠ.ㅠ


압구정 리틀사이공

 짜죠  가격 8,000원
여섯개를 주네요.
이태원의 사이공 그릴과 청담동 파파호에선 4개에 육천원이었으니 가격상으로는 여기가 더 싸네요^^
예전보다 굵기가 다소 가늘어진 느낌입니다만
여전히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의 맛있는 짜죠 랍니다.
가로수길의 오리엔탈 스푼의 짜죠도 여섯개이고 맛은 여기랑 막상막하인데
거기는 9,000원... ㅡㅡ;;;;
바로 이것 때문에 이 사이공 그릴이 유명하기도 한데 요즘엔 잘하는 집들이 많아졌어요.
포베이나 포호아 등등의 체인점에서는 시판되는 냉동제품을 써서 별로이거든요.
요거 언제 한번 집에서 만들어봐야겠는뎅....


압구정 리틀사이공

 꼼징능주  가격 10,500원
새우, 돼지고기등등을 넣은 볶음밥
노란색은 뭔지...?
카레향은 아니고 그렇다고 샤프란 일리도 없고...
어쨌든 고슬고슬하게 잘 볶아졌고 간도 적당한데 강한 맛이 없는게 아쉽...
양이 아주 넉넉해요.
무지하게 큰 접시에 푸짐하게 담아내오네요.
만약 에피타이저류를 주문안했다면 짜죠랑 같이 나오는 소스를 달라고 해서
살짝 뿌려드시거나 쌀국수랑 같이 나오는 스리라차 칠리소스를 밥에 좀 뿌려 먹어도 맛있어요.


압구정 리틀사이공

 쌀국수 퍼보 안양차도 L  가격 11,500원
퍼보는 소고기 쌀국수를 말하는 거구요.
퍼가는 닭고기 쌀국수를 말하는 거랍니다.
안양차도는 안에 들어가는 고기의 종류를 말하는건데
안심, 양지, 차돌백이, 도가니 이렇게 들어가서 안양차도라고 하네요 ㅎㅎㅎ
사이즈가 두가지인데 저는 겁없이 L사이즈 주문했다가 양이 너무 많아서 남겼어요.
왠만하면 M사이즈 드셔도 충분해요.


압구정 리틀사이공

고기를 반숙 정도로 살짝 붉은기 있게 삶아 나와서 고기가 야들야들...
국물도 진하구요.
체인점인 포호아나 포베이의 국물맛이랑은 좀 달라요.
뭐가 더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냥 맛이 좀 다르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요 퍼보는 포24의 국수가 제일 좋네요.


압구정 리틀사이공

데친 숙주
쌀국수 안에 숙주가 없어서 서버에게 물어보니 이건 따로 달라고 해야 준답니다.
가격은 따로 받지는 않구요.
데친 걸 가져다주기 때문에 아삭한 맛을 느낄 수 없는게 아쉽지만
때로 쌀국수의 요 숙주를 넣은 것 때문에 콩비린내 난다 질색하는 분들도 있으니
그런 분께는 좋겠네요.


2006년에 다녀오고 2007년이랑 2008년엔 한번도 안갔으니
정말 오랫만에 갔어요.
여전히 장사는 잘되고...
(이 불경기에도 잘되서 돈 버는 집은 확실히 따로 있다는... ㅡㅡ;;;;
이 리틀 사이공 들어가는 골목 입구에 있던 누들앤코는 없어졌더군요...
아쉽삼... 와플 맛있었는데... )
그러나 왠지 제 기억속의 최고의 짜죠와 국수였던 맛은 좀 덜하더라구요.
입맛이 변한건지 아님 너무 잘하는 집들이 많아진건지...
좀 더 분발해야 할듯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기본 이상이고 짜죠를 잘하는 집이에요.


상호  리틀 사이공 
 위치 압구정동 갤러리아 맞은편 하나은행 옆 골목으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투썸플레이스 지나가자마자 오른쪽 골목 안에 있습니다.
전화번호 02-547-9050




밥 먹고 부른배를 두드리며 투썸 플레이스에 차 마시러 갔어요.
결혼 3년차가 넘어서 아마 남편이랑 이렇게 데이트 자주 다니는 철없는 여자도 드물거에요 ㅎㅎㅎ



압구정 리틀사이공

아메리카노초코넛 아포가또


압구정 리틀사이공

 초코넛 아포가또  가격 6,000원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고소한 땅콩분태가 뿌려져있고  그위에 코코아 파우더...
그리고 진한 에스프레소가 따로 나와요.
같이 나온 에스프레소를 아이스크림 위에 부어서 녹여가며 먹으면 되요.
사실 저도 진짜로 아포가또를 주문해서 먹은 건 처음이에요.
이따금 보노보노 가면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컵에 가득 담아서
에스프레소를 뽑아서 부어마시면서 아포가또야 말만 했지요 ㅎㅎㅎ



압구정 리틀사이공

날이 추운데 아이스크림이 너무 단단해서
에스프레소 한잔으로는 잘 안녹길래 아메리카노를 좀 더 부어서 먹었답니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굿~
그나저나 저 스픈은 정말이지... ㅜ.ㅜ
밥숫가락 만해요.
좀 더 작고 이쁜 스푼을 주면 좋을텐데...


압구정 리틀사이공


투썸 플레이스에 이렇게 나무에 시계를 걸쳐놨네요.
저 시계가 가긴 가는건가 했더니 시간은 맞더라구요 ㅎㅎㅎ
시계를 꼭 벽에 걸어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



남편이랑 둘이서 오붓하게 데이트 잘했네요.
사실은 지난번에 비밀닷컴 미션으로 다녀온 홍대의 캐슬프라하를 갈까 하다가
날도 춥고 너무 멀어서 가까운 압구정동으로...
다음엔 가로수길의 오리엔탈 스푼을 가볼까 하는 중...^^
하도 이런 걸 좋아하는 저랑 살다보니 남편도 슬슬 중독이 되서는 잘 먹거든요.
물론 저도 조금씩 남편을 닮아가서는 국물이나 탕을 좋아하게 되구요.
이렇게 부부는 서로 닮아가고 사는건가봐요.
그나저나 새해부터는 외식 덜하고 아끼기로 불끈 다짐했는데
과연 잘 지켜질지... ㅋㅋㅋ


근데 참... 압구정동 거리가 많이 썰렁해졌어요.
장사가 안되서 그런지 문닫은 집들도 많고 거리 곳곳에 가게는 닫혀있고
임대를 알리는 부동상의 명함만이 보이더군요.
갑자기 호화롭고 번쩍이던 예전 압구정동이 문득 생각나면서
참 인생 무상이다 싶네요.
그 시절에 압구정동 등을 휩쓸던 사람들은 다 어디서 무얼 하고 살까...
오래전에는 압구정동이 오렌지족이니 뭐니 하면서 아주 들썩이던 때가 있었어요.
제가 98년에 압구정동 한복판의 멀티 수입샵에서 일했던 적이 있거든요.
그때만해도 길거리에서 연예인 만나기가 심심치 않았고
강타니 문희준이니 김희선, 고수 이런 연예인들 참 많이 봤는데...
오히려 방송에 나오고 유명해지면서는 사람이 넘 많아지고서는
연예인들이나 모델들 같은 애들이 떠나고
거리 자체가 어쩐지 죽어버린 느낌이에요.
근데 이태원도 죽었다 싶었는데 요즘 보면 좀 다른 모습으로 도로 살아나고 있거든요.
언젠가 압구정동도 새로운 거리로 되살아 나길 바래요.
지금은 어쩌면 긴 과도기 중 하나일지도 모르지요.
어쨌든 새해가 더 힘든 해라고들 하지만 어딘가는 돈 버는 곳도 있어요.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유지를 잘하는 곳은 잘되는 법이거든요.
불경기라고들 하지만 이태원의 유다 같은 곳은 저녁 7시부터 밤 10시까지는 줄서가며 들어가대요.
오늘 소개를 한 리틀 사이공도 그렇구요.
잘 될때가 더욱 투자하고 노력을 해야 하는 때인듯 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너무 쉽게 변하고 떠나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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